- ‘딸깍하면 월 1억’ AI 광고, 왜 이렇게 많아졌을까
- AI 신버전 나올 때마다 ‘역대급’… 정말 세상이 매번 바뀌는 걸까
- AI 강의팔이와 신버전 호들갑, 도구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AI 시대, 기술보다 과장을 파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요즘 유튜브나 SNS를 보다 보면 AI 관련 영상과 광고가 넘쳐난다.
“AI만 배우면 월 1,000만 원.”
“직원 없이 자동으로 돈 버는 시스템.”
“이 솔루션 하나면 사업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AI를 모르면 이제 뒤처집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AI 기술 자체보다 AI를 이용해 사람들의 기대와 불안을 파는 시장이 더 커진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물론 AI는 대단한 기술이다.
나 역시 실제 업무에서 AI를 상당히 많이 사용한다. 웹사이트를 만들고 수정하고, 서버를 관리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구상할 때도 활용한다. 예전 같으면 개발자와 며칠씩 협의했을 작업을 혼자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분명 생산성을 크게 높여주는 도구다.
그런데 여기서 자꾸 이상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AI를 배우기만 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고, AI 솔루션 하나만 사용하면 사업이 자동화되고, 프롬프트 몇 개만 알면 전문가와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식이다.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세상에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 넘쳐나야 한다.
AI가 없던 능력을 갑자기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사업 경험이 없는 사람이 AI를 사용한다고 갑자기 사업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고객이 없는 사람에게 고객을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개발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AI에게 코드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해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오히려 AI 시대에 더 커질 수도 있다.
AI가 아무리 좋은 답을 내놓아도 그 답이 맞는지,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사용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신버전이 나올 때마다 세상이 또 뒤집힌다.

또 하나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AI 회사에서 새로운 모델이 하나 발표될 때마다 유튜브가 난리가 난다.
“역대급입니다.”
“게임 체인저입니다.”
“기존 AI는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 이것만 쓰면 됩니다.”
며칠 지나면 또 다른 모델이 나오고 다시 비슷한 제목의 영상들이 올라온다.
각종 벤치마크 점수를 비교하고, 같은 질문을 던져놓고 어느 AI가 더 똑똑한지 비교한다. 썸네일에는 충격, 역대급, 미쳤다, 신세계 같은 단어가 붙는다.
물론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고 비교하는 것은 필요하다.
문제는 아주 작은 차이까지 마치 세상이 뒤집어진 것처럼 과장하는 데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일반 사용자에게는 최신 모델과 이전 모델 사이의 미세한 성능 차이가 업무에 별 의미가 없는 경우도 많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이다.
빠르게 간단한 작업을 처리할 때 좋은 모델이 따로 있고, 복잡한 개발이나 분석 작업에 적합한 모델이 따로 있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최신 모델보다 이전 모델이 더 빠르고 편할 수도 있다.
나 역시 AI를 꽤 많이 사용하지만 무조건 최신 모델만 고집하지 않는다.
업무의 성격에 따라 모델을 골라 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새것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AI 콘텐츠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나와야 조회수가 나온다. 그러다 보니 기술의 실제 가치보다 신제품 발표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아주 작은 성능 차이가 거대한 혁신처럼 포장된다.
결국 AI 산업 주변에도 예전 IT 산업에서 수없이 봤던 모습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좋은 툴이 무능력자를 능력자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나는 오래전부터 인터넷과 서버, 웹 관련 일을 해왔다.
인터넷 초창기에도 비슷한 이야기는 많았다.
홈페이지 하나 만들면 사업이 성공할 것 같았고, 검색엔진 최적화를 하면 돈이 쏟아질 것 같았고, 블로그가 유행하면 누구나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했다.
하지만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을 보면 도구 때문에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좋은 카메라가 있다고 좋은 사진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있다고 좋은 유튜버가 되는 것도 아니다.
워드프로세서가 좋아졌다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의 성공한 크리에이터들도 당시 가장 좋은 툴을 가지고 있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생각했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했고, 자기만의 관점과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AI도 똑같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무엇을 만들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이다.
질문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방향을 정하는 것도 사람이고, 결과를 선택하고 수정하는 것도 사람이다.
AI는 그 과정을 빠르게 만들어줄 뿐이다.
AI가 좋아질수록 인간의 판단은 더 중요해진다.

오히려 AI가 좋아질수록 인간의 능력이 덜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능력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 무엇이 중요한 문제인지 찾아내는 능력
- AI가 만든 결과가 맞는지 판단하는 능력
- 여러 결과 중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능력
-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AI와 연결하는 능력
- 그리고 결국 무언가를 끝까지 만들어내는 능력
이런 것은 AI 모델의 버전이 올라간다고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AI의 가장 큰 가치를 새로운 능력을 만들어주는 마법이라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경험과 능력을 증폭시키는 도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한 분야에서 일한 사람에게 AI가 주어지면 그 사람은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 경험도 없는 사람이 AI를 사용한다고 갑자기 그 10년의 경험까지 얻는 것은 아니다.
AI로 돈을 버는가, AI 강의를 팔아 돈을 버는가?
요즘 AI 관련 광고를 볼 때 내가 가장 먼저 보는 것도 그래서 이것이다.
이 사람은 AI를 이용해서 실제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돈을 벌고 있는가.
아니면 AI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서 돈을 벌고 있는가.
물론 훌륭한 강의도 있고 제대로 된 교육도 있다.
새로운 도구를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의 가능성을 설명하는 것과 사람들의 불안과 욕망을 자극해 환상을 파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지금 배우지 않으면 뒤처진다.”
“이 AI를 모르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이 자동화 시스템만 만들면 돈이 들어온다.”
이런 말을 들으면 조금 거리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
AI 시대에 정말 필요한 능력은 프롬프트 몇 줄 외우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이 진짜 필요한 기술인지,
무엇이 단순한 유행인지,
그리고 무엇이 장사꾼이 만들어낸 환상인지 구별하는 능력.
어쩌면 그것이 AI 시대에 가장 먼저 필요한 능력일지도 모른다.
참고로 이 글 역시 AI의 도움을 받아 썼다.
내 생각을 AI에게 맡긴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더 빠르고 매끄럽게 정리하는 데 AI를 사용했다.
내가 생각하는 AI의 올바른 사용법도 바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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