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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정보금융

스웨덴 전기 보트 스타트업 칸델라(Candela)

by Jigton GAL 2024.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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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신기록을 세운 전기 보트 

  2023년 9월, 매우 흥미로운 기사 하나가 올라왔다. 스웨덴의 칸델라(Candela)가 만든 수중익 전기 보트가 세계 전기 보트 사상 최고 장거리 운항 기록을 세웠다는 내용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칸델라의 C-8 전기 보트가 스웨덴 스톡홀름 연안 항로에서 24시간 동안 777Km를 운항하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영국과 프랑스 칼레 항구 사이를 10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칸델라 C-8은 성능과 운항 효율을 높이는 날개 모양의 수중익 구조물을 가지고 있으며, 폴스타 Polestar1),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자동차 회사의 69킬로와트(kWh) 배터리를 달았다. 이 배는 24시간 동안 45분씩 49km 속도로 운항하면서 직류 이동식 충전기로 전기를 공급받았다. 이때 들어간 전기료는 우리 돈으로 17만 원(127달러)이다. 가솔린 엔진을 단 보트(약 200만 원) 보다 싸게 먹혔다. 덕분에 탄소 배출도 99%가량 줄일 수 있었다. 기존 보트보다 운항 원가가 80% 줄어든다.’ 1석 3조의 전기 보트 시대가 열린 셈이다.  

1)Polestar,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자동차 회사 

 

 

 

 

칸델라의 다양한 전기 보트 모델                                                   ⓒ칸델라 홈페이지 검색자료

 

 

 

 

바다의 테슬라 전기 보트 건조 

  칸델라가 선보인 C-8 전기 보트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06km를 운항할 수 있고 시속 37km의 순항 속도를 낸다. 가격은 39만 5,000달러 (한화 약 5억 3,200만 원)부터 올라간다. 지금까지 칸델라가 개발한 C-8 전기 보트 시리즈 가운데, 가장 최신형이다. 칸델라는 스웨덴 왕립공과대학교를 졸업한 구스타프  하셀스코그(Gustav Hasselskog)가 2014년에 세웠다. 본래 구스타프는 전기 보트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사람이었다. 대학 졸업 후 유럽에서 가장 큰 화학회사 가운데, 하나인 케메틸(Kemetyl)에 입사하여 10년 동안 일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라는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것을 보고,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결심을 하게 된다. 바다에도 테슬라와 같은 전기 보트를 띄운다는 생각이었다. 

 

 

 

칸델라 설립자 구스타프 하셀스코그                                             ⓒ칸델라 홈페이지 검색자료 

 

  

새로운 개념 수중익 전기 보트 

  그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여름 별장을 판 돈을 종잣돈 삼아 1년 동안 사업 구상에 몰두했다. 그 구상을 논문으로 만들어 스웨덴 온라인 매거진에 발표한다. 대략 이 같은 내용이다. 기존의 연료로 작동하는 보트들은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소음을 일으킨다. 운항하는 과정에서 센 파도를 일으켜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와 같은 육상 교통수단보다 빠르지 않아 이용률도 낮다. 탄소 제로라는 최근의 시대적인 흐름과도 맞지 않는다. 새로운 개념의 보트가 등판해야 할 이유다.  

  

 

칸델라 수중익 전기 보트                                                     ⓒ칸델라 홈페이지 검색자료

 

 

 

 

칸델라가 개발한 혁신 기술

  수중익 선박은 선체 밑에 설치된 날개(水中翼)로 선체를 수면에서 띄우도록 만든다. 수중익선이 항행을 시작하면 양력을 발생시켜 선체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린다. 물의 저항이 줄어 같은 추진력으로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또한 선체가 수면에서 떠서 운항하므로 파랑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운항 소음이 적어 조용한 항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나온 수중익 선박은 매연을 내뿜는 기름을 연료로 사용했다. 칸델라는 전기로 움직이는 보트를 만들기 위해 C-POD 시스템을 개발했다. 물속에서 소형 영구 자석 모터 2개를 돌려 30노트의 추진력을 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기식 드라이브 기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도 적고, 오일 교환이나 유지·보수가 필요 없다. 접거나 탈부착은 물론 무려 3,000시간까지 품질이 보장된다. 칸델라는 이 C-POD를 특허 출원했다. 

 

 

 

 

칸델라 C-POD 모습                                                            ⓒ칸델라 홈페이지 검색자료 

 

 

 

선택과 집중의 플랫폼 전략 

  칸델라의 혁신 기술은 이것만이 아니다.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하여 보트의 안정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한편, 독자 개발한 운항 제어 시스템을 달아 승무원의 운항 능력을 지원한다. 보트 곳곳에 설치된 수많은 센서에서 선박 운항 데이터를 받아 조타실에 있는 맞춤형 13인치 터치스크린에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칸델라의 경영 혁신도 눈여겨볼 만하다. 플랫폼 전략을 채택하여 보트의 생산과 판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서다. 칸델라는 전기 보트의 핵심부품만 직접 설계하고, 제작한다. 나머지 기자재는 협력 업체에 위탁·생산한다. 집중과 선택을 통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경영전략이다. 보트의 판매와 임대 등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보트의 성능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원격으로 진단하고, 필요한 경우 서비스 센터로 연결하는 등 원스톱 서비스도 지원한다.  

 

 

 

 

칸델라 직원 단체 사진                                                                ⓒ칸델라 홈페이지 검색자료 

 

 

 

 

회사 창립 5년 만에 상용화 

  구스타프 하셀스코그는 회사를 설립하기 전에 먼저 수중익 전기 보트를 개발하는 최적의 핵심 인재를 찾아 나섰다. 1년 동안 수백 명의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박 엔지니어링 및 제어 전문가, America's Cup 요트 대회 우승자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자까지 12개 나라에서 150여 명의 인재를 끌어모았다. 그리고 창업 2년 만인 2016년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그 이듬해 시제품을 개발해 실제 해역 테스트를 마쳤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19년에 칸델라 C-7을 출시했으며, 2022년에 100척 넘게 팔렸다. 

 

 

 

 

 

칸델라 전기 페리 선박(P-12) 모델 선체 및 실내 모습                           ⓒ칸델라 홈페이지 검색자료

 

 

 

 

  칸델라 C-7은 전기 보트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베스트셀러 선박으로 등극했다. 칸델라는 이 후속 모델인 C-8을 포함하여 2024년에 400척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야심작 하나를 더 내놨다. 바로 여객을 운송하는 전기 추진 페리 선박(P-12)이다. 올해부터 스톡홀름 항 주변에서 운항에 들어간다. 칸델라는 이를 계기로 스웨덴 연안 항로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미주 등지까지 보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구스타프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수중익 전기 보트 모델을 더욱 다양화하고, 전기 추진 페리 선박을 늘려 수상 대중교통 수단의 전기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칸델라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최재선

 

()에코트라 오션 랩 

연구개발본부장, 법학박사

 

재미있는 일들특히 바다와 관련된 새로운 트렌드 분석과 바다 기업의 생로병사에 관심이 많다

해양 전문지 『디 오션』, 『오션 테크』, 『환동해 경제학』 등을 공동기획하고, 같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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