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대사 임명됐는데‥'채 상병 수사 외압' 이종섭 이미 출국금지
앵커 >>
지금부터는 MBC의 단독 보도로 뉴스 이어 가겠습니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고 있죠.
이번에 주 호주 대사로 임명이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재를 해 봤더니 공수처가 이미 석 달 전에 이 전 장관에 대해서 출국금지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전히 출국금지인 상태에서 호주 대사로 임명이 된 건데요.
먼저 박솔잎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1월 국방부 압수수색에 앞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 조치했습니다.
대상은 모두 6명입니다.
이 전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등 국방부 수뇌부가 포함됐고, 해병대 김계환 사령관, 국방부 김동혁 검찰단장과 박경훈 조사본부장도 출국금지됐습니다.
'해병대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각 과정에 관여한 핵심 인물들입니다.
유재은 법무관리관과 김계환 사령관은, 해병대 수사단에게 경찰 이첩을 미루라는 지침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습니다.
그래도 해병대 수사단이 이첩을 강행하자, 김동혁 단장은 경찰에서 사건을 되찾아왔고, 박경훈 조사본부장은 이 사건을 재검토해 처벌대상을 크게 줄인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종섭 전 장관은 이 과정의 총책임자였고 신범철 전 차관은 장관의 해외출장 도중 그 역할을 대신했다는 게 공수처 판단입니다.
이 전 장관은 의혹을 완강히 부인해 왔습니다.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 (지난해 9월)]
"저를 포함해서 국방부 누구도 '누구를 넣어라 빼라'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또, 중간보고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최종결과 발표 나흘 전 수사내용을 점검하는 장관 주재 연석회의가 열린 사실이 MBC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공수처는 출국금지 기한을 연장해 왔으며, 이에 따라 이 전 장관은 여전히 출국금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주 호주대사로 임명된 이 전 장관은, 상대국 동의, 즉 '아그레망'도 받았습니다.
이 전 장관은 MBC 연락을 받지 않았고, 출국 전 수사 협조 여부를 묻는 질문을 남겼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출국 일정을 파악하는 한편 조사방식과 일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솔잎입니다.
영상편집: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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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 상태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할 수 있나? 공수처 수사는?
앵커 >>
관련 내용 취재하고 있는 법조팀 나세웅 기자 나와 있는데요.
궁금한 점 몇 가지 더 짚어보겠습니다.
사실 수사기관이 사건을 수사할 때, 출국금지는 아주 기본적인 조치잖아요.
그런 수사대상을 외국 대사로 임명한 것 자체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사실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임명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외교가와 법조계 모두 놀란 분위기였습니다.
먼저 외교가에선 '격이 안 맞는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현재 호주대사는 1급 고위공무원 출신이고 호주도 우리나라에 차관보다 한 급 아래인 차관보급 외교관을 대사로 보냈습니다.
외교는 상호적이어서 급이 비슷해야 하는데 갑자기 두세 단계 위인 장관급을 보내는 겁니다.
그런데 심지어 그 사람이 수사대상입니다.
법조계에선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된 사실을 인사검증 과정에서 몰랐을 리 없는데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외교부는 이 전 장관 임명 배경에 대해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만 밝히고 있는데 결국 이례적인 임명 강행은 최고 결정권자의 의중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앵커 >>
당장 궁금한 건 이종섭 전 장관이 지금도 여전히 출국금지 상태인데, 호주대사로서 나갈 수 있는 건지 하는 부분이거든요.
공수처가 그전에 수사를 서두를 수도 있을까요?
기자 >>
그래서 공수처도 매우 곤혹스러워합니다.
수사팀도 언론 보도를 보고 대사 임명 사실을 알았다고 하는데요.
공수처 정례 브리핑에선 이종섭 전 장관을 어떻게 조사할지 질문이 쏟아졌는데 공수처는 "아무리 고발됐어도 국가를 대표해 공무로 출국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난처한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조사 없이 수사 외압 의혹을 밝히긴 어렵습니다.
먼저 직권남용죄는 직권, 즉 직무상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는데 군과 국방부에선 최고 지휘권자는 장관입니다.
수사 외압 배경에 대통령실이 있다는 의혹도 이 전 장관을 징검다리로 삼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수처 수사팀은 이 전 장관 측과 접촉하며 언제 출국할 건지, 그전에 조사에 협조해달라며 물밑 조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조사가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어떤 방식일지 조사를 마치고 호주대사로 부임할 수 있을지, 계속 취재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나세웅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고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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