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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 365일] 금정산 바윗길 - 준행암, 은벽, 무명암, 무명릿지 - 암벽소개

by Jigton GAL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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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의 암벽코스들은 산성 북문산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준행암을 시작으로 산성을 따라 남문 쪽으로 가다보면 은벽 무명암 나비암 부채바위 동자바위 대륙암 칠성암이 차례로 나타난다. 대암벽이라고 할 만한 큰 바위벽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이들 바위 모두가 바로 부산 클라이머들의 모암(母巖)이다.

 

 

 

1. 준행암

북문산장에서 5분 거리의 바위 터다. 청봉산악회가 1973년경 4개의 루트를 개척하여 회원들의 훈련장으로 사용하면서 바위 이름도 1972년 마나슬루원정에 참가해 캠프3까지 올랐다가 눈사태로 숨진 송준행회원을 추모하기 위해‘준행암’이라고 붙였다.
지금도 주로 각종 등산학교와 일반산악회나 학교 산악부의 클라이밍 초보자를 위한 훈련 장소로 이용되는 높이 20m, 너비 20m에 경사도가 80도를 조금 넘는 이 암벽에는 크랙과 슬랩 등반 위주의 4개 루트가 있다.


<마등 크랙(5.8)>과<벙어리 크랙(5.10a)>

길이 10m 정도로 확보물이 없거나 하나밖에 없는 레이백 등반루트다. 처음 해보는 사람은 톱로핑으로 먼저 루트를 익힌 다음 할 것을 권한다.

<외볼트(5.10a)> 

슬랩등반과 페이스등반을 해야 한다.
<가깝고도 먼 당신(5.11d)>

손가락 한마디만 걸리는 홀드를 잡고 신발을 바위에 비벼 딛는 스미어링을 이용해 올라야 한다. 홀드와 스탠스가 불안하므로 밸런스를 잘 잡고 중심을 이동해야 한다. 퀵드로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준행암 슬랩.

 

 

2. 은벽(隱壁)

북문에서 제4망루 못 미쳐 있는 이 바위에는 5개의 루트가 있다. 은벽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9년 10월 29일 부산과 서울 마산 울산 등지의 많은 산악인들이 참가하여 성황을 이룬 개척보고회부터였다.
높이 25m 정도인 은벽은 퀵드로와 자일만 있으면 등반 가능하다. 그러나 이곳 루트는 난이도 등급이 높고 햇볕이 들지 않아 최근 들어 찾는 클라이머가 거의 없다.


<난향(5.11b)>

가장 왼쪽의 실 크랙을 따라 좌측으로 조금 이동, 첫 볼트를 걸고 왼편의 칸테를 이용해 등반한다. 각도는 95도 정도며 루트는 조금씩 오른편으로 휘어 지기 때문에 등반하다 추락하면 다시 바위에 붙기 어렵다.
<안개(5.11b)>

홀드는 좋으나 첫 볼트까지의 거리가 멀다. 우측의 크랙을 따라 오르며 크랙 끝에서 왼손을 길게 뻗어 왼쪽으로 조금 이동, 좁은 테라스로 올라선다. 고비는 바로 거기, 테라스에 올라서는 것이다.

<대륙의 혼(5.12c)>

개척자가 초등에 애를 먹었던 최고의 난이도다. 홀드가 작고 미묘한 밸런스를 요하는 동작이 많다. 고비는 다섯 번째 볼트를 넘어선 뒤로 왼발로 좁은 틈을 딛고 선 상태에서 손톱 끝으로 홀드를 잡고 일어서는 것이다.
<주디(5.11c)> 

90도가 넘는 오버행 루트다.
<하얀 들국화(5.11a)>

비교적 쉬운 편이지만 볼트 간격이 매우 길다. 각도는 90도 정도며 루트 길이는 30m에 달한다. 고비는 세 번째 볼트를 통과한 뒤 언드홀드를 잡고 첫 마디만 걸리는 슬랩을 오르는 것이다.

 

 

 

 

3. 무명암

부산시가지와 그 앞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등반을 즐길 수 있는 금정산을 대표하는 암장이다. 동문에서 나비암과 부채바위를 차례로 지나면 주능에서 동쪽으로 뻗은 능선 아랫자락에 길이 약 250m에 높이 20〜90m 정도의 크랙과 페이스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화강암 암벽에 부분적으로 숲지대가 섞여 있다.
1960년대 말부터 개척이 시작된 무명암(원래 이름 용바위)은 현재 쟈일록1·2, 중앙벽, 쟈일록3, 쟈일록4 등 모두 네 곳의 암장으로 구분 된다. 가장 먼저 개척된 중앙벽은 1970년대 전후에 여러 개의 루트로 등반된 흔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선등자(先登者)가 설치한 하켄을 후등자(後登者)가 회수하는 등반형태여서 정확한 루트에 대한 개념도나 기록이 전해오지 않았다.

 

무명암 남벽 전경.


무명암 가장 아래쪽 쟈일록 1·2번에 모두 8개, 무명암을 바라볼 때 가장 좌측 위인 쟈일록 3번에 3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또 쟈일록 3번 오른쪽으로 뜀바위 조금 못 미친 곳의 쟈일록 4번은 4개의 루트가 제2피치까지 이어지며 능선까지 올라서게 된다.

 

 

가. 쟈일록 1·2번

무명암의 가장 아래쪽에 있으며 6개의 루트가 개척되었는데 암벽 대부분이 85〜90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페이스와 크랙으로 되어 있다.


<키다리 아저씨(5.11a)>

6개 중 맨 왼쪽에 있는 크랙 위주의 이 루트는 길이 13m 로 홀드 간격이 멀어 키 큰 사람이 유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크랙에서 시작하여 발재밍 재간이 필요하다. 고비는 두 번째 볼트 위에서 우측으로 몸을 눕혀 레이백 자세로 들어가는 부분이다. 발을 몸에 바싹 당겨 일어서며 슬링을 낚아채야 한다. 세 번째 볼트 위는 벙어리 크랙으로 훌륭한 밸런스가 필요하다. 장비는 퀵드로와 자일만 있으면 된다.
<노란 슬링(5.12a)> 

길이 15m로 <키다리 아저씨> 바로 오른쪽에 있다. 개척자 앞 서 시도한 선배들이 설치한 노란 슬링이 걸려 있었기에 <노란 슬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확보기구 없이 자일과 퀵드로만 있으면 등반이 가능하다.
<피칠갑(5.9)> 

길이 15m의 이 루트는 그 이름처럼 등반 중 피부가 까지기 쉽다. 
루트자체가 벙어리크랙이라 완력을 요구하고 루트 중간에 확보물이 없어 프랜드를준비해야 한다. 처음은 반침니자세로, 마지막에 재밍과 레이백으로 오른다. 루트끝에 하강용 볼트 두 개가 있다.
<환상의 물길(5.12c/d)> 

길이 15m의 이 루트는 무명암 루트 중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한다. 초입은 오버행 크랙이며 상단은 페이스등반을 해야 한다.
<몸풀이(5.8)> 

길이 15m의 이 루트는 반침니 크랙 페이스 등 다양한 기술을 요구하여‘몸풀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자일의 정(5.8)> 

길이 15m의 이 루트는 전체가 크랙으로 이어지며 초보자 수준이다. 개척 당시에는 볼트를 설치하지 않았으나 현재 있는 볼트 5개는 후에 어느 클라이머가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486(5.9)> <586(5.10c)> 

코스 명칭은 난이도에 따라 컴퓨터의 용량표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나. 중앙벽

무명암 전체를 보아 중간부분을 차지하는 넓은 벽을 말한다. 이곳에는 한 피치 30m 길이의 루트가 4개 열려있다. 무명암을 대표하는 암장으로 가장 먼저 개척되었다.


<소금길(5.8)>

중앙벽 왼쪽에서 시작되는 길이 30m의 루트로, 크랙 위주로 쉽게 오를 수 있고 마지막 확보물로 쌍볼트가 있다. 등반을 마치고 능선으로 연장해 리지등반을 할 수 있다.
<소나무길(5.10a)> 

길이 30m로 크랙으로 연결되는 루트로, 명칭은 루트 중간에 소나무가 있었기에 붙여졌다.
<꼴두기길(5.10c)> 

길이 30m로 크랙 위주의 중급루트로, 명칭은 개척에 참가했던 한 대원의 별명이‘꼴두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부분적으로 크랙용 확보장치가 필요하며 마지막에 두 개의 루트가 합류하여 쌍볼트로 진입한다. 리지로 연결해 등반이 가능하다.
<시지프스2(5.12a)> 

길이 30m에 85도의 페이스로 볼트 6개가 설치되어 있다. 초입은 오버행이며 크럭스는 두 번째 볼트에 확보하고 손가락 두 마디가 겨우 들어가 는 포켓 홀드를 잡고 턱을 넘어서는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소금길>과 합류해 확보용 볼트에 진입한다. 볼트 간격이 멀어 소형 너트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 쟈일록 3·4번

무명암을 바라볼 때 가장 좌측 위쪽의 바위벽이다. 이 곳은 세 피치로 연결되며 3 개의 루트가 있다. 바위 전체로 보면 상당히 크지만 중간 중간 숲지대가 있어 세 피치로 구분된다.
제1피치는 등반길이 25〜30m에 대부분 5.11급으로 퀵드로 5개가 필요하다. 끝에서 한 곳으로 합류하여 제2피치 등반이 시작된다. 제2피치는 약30m에 5.8급의 슬랩과 크랙으로 되어 있으며 크랙장비를 직접 설치하면 쉽게 오를 수 있다. 제3피치는 30m에 5.10+급으로 오버행과 크랙으로 되어 있다. 오버행크랙을 넘어갈 때 재밍이 까다로워 크럭스가 된다.


<좌측슬랩(5.11)>

 1p 30m 볼트 5개, 2p 25m 볼트 5개 전체 슬랩 크랙. 
<중앙슬랩(5.11)>

 1p 28m, 2p 30m 전체 볼트 5개 슬랩 크랙.
<우측슬랩(5.10+a1)> 

1p 25m TCU 슬랩 페이스, 2p 30m 인공장비 퀵드로 3개 크랙. 
<십자크랙(5.10+)> 

프랜드 등 크랙.


쟈일록 4번은 쟈일록 3번 오른쪽에 있는 암장이다. 기존 루트가 있었으나 등반은 거의 하지 않던 곳으로 1995년부터 빅월등산학교가 교육암장으로 자주 이용하고 있다. 이곳 역시 전체 규모는 크지만 중간에 숲지대가 있어 두 피치로 구분된다. 길이 55m로 비교적 길게 이어진다. 총 3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대부분 크랙 형태로 확보물을 직접 설치하며 등반해야 한다.

 

 

라. 무명암 리지

무명암 리지 티롤리안 브리지 등반.

무명암 위의 바위능선은 금정산이 자랑하는 무명암리지다. 길이는 약 500m로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회동저수지와 부산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전망이 그만이다.
주능선상의 의상봉에서 동쪽으로 뻗은 무명리지는 총 6피치 가운데 제3피치와 제4피치 초반부가 까다롭지만 난이도가 떨어지는 루트나 우회로가 있어 등반자 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하 무명암 리지에 관한 정보는 등반기로 대신한다. 

좌. 무명암 리지 5피치 슬랩 등반. 우. 무명암 리지 5피치 직벽 등반.

1. 

첫 번째 암봉인 제2피치 종료지점에서는 하강하거나 또는 선등자가 하강한 후 두 번째 암봉 중턱의 확보지점에 자일을 연결시켜 티롤리안 브리지로 넘어설 수 있으나 앞으로 나아갈수록 고도가 높아져 체력소모가 많고 로프를 설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하강하여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강 후 안부에서 마주 보이는 정면벽은 5.10c급에 이르는 어려운 구간이므로 초급자는 왼쪽 루트 5.8급을 따르도록 한다.


제4피치 역시 정면벽은 밸런스와 강한 힘을 요구하므로 자신 없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트래버스한 후 침니를 타고 등반하도록 한다.

제6피치의 뜀바위는 자신없는 사람은 앞에서 확보상태로 넘어서는 것이 안전하다. 

 

난이도는 초중급으로 최고 난이도는 5.10c(제3피치).
소요시간 2인1조 2시간.
필요한 장비 : 2인 1조의 경우 로프 60m 1동 프렌드 중간사이즈 3개 암각확보용 슬링 퀵드로 5개

2. 

쟈일클럽이 개척한 6개루트 오른쪽에서 시작하는데 중간에 볼트와 하켄이 있다. 여분의 프랜드를 준비한다면 누구나 등반이 가능하다. 무명암 정상에서 하강한 후 10여분 걸어 오르면 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처음은 슬랩, 올라서면 크랙이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면 20여m 하강한다. 다음은 크랙이 이어지는데 홀드가 좋다. 크랙 끝에는 볼트가 두개 있다.  거기서 왼쪽으로 하강하면 <시지프스2> <소나무길> 등의 루트가 있다.


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 조금 가면 난관인 뾰쪽바위와 만나게 된다. 칸테등반을 하듯 바위를 타고 올라앉은 다음 몸을 세우면 우측에 볼트가 잡힌다. 밋밋한 바위턱을 두 손으로 누르며 몸을 올리면 평평한 뾰족바위 끝봉이다. 후등자 확보용 쌍볼트가 있으며 우측으로 우회할 수도 있다.이후는 어렵지 않다. 정상에는 하강피톤이 있다. 자일을 걸고 20m를 내려오면 된다. <사람과 산>

 

3. 

1피치-금정산 의상봉(620m)에서 뻗어 내린 암릉이 마지막 뿌리를 박은 곳에 부산쟈일클럽에서 개척하고 명명한 쟈일록이 있다. 이 쟈일록을 오른쪽으로 돌아 10m 쯤 오르면 물길인 듯싶은 9m정도의 좁은 슬랩이 나온다. 보통은 이곳을 지나쳐 그다음 피치부터 시작하나 코스에 충실하고 싶다면 여기서부터 등반을 하면 된다.

 

2피치-길이 10m로 슬랩과 벙어리크랙이다. 슬랩 중간에 볼트가 한개 있고 크랙에 프랜드 작은 것을 하나 끼운다.
3피치-15m로 맨틀링을 두 번하면서 오르면 된다. 쉬운 구간이다.
4피치-여러 루트로 오를 수 있다. 10m 페이스인데 턱진 슬랩과 벙어리크랙이다. 
끝나는 부분에 볼트가 있다. 4피치 정상에서는 티롤리안 브리지가 가능하다. 길이는 약 20m. 위쪽으로 약 5도 경사가 졌다. 물론 기존 루트를 따라 등반할 수도 있다.

 

5피치-오른쪽 직벽은 볼트가 3개 박혀있고 크랙과 슬랩으로 20m 오른다. 왼쪽은 중간 소나무까지 가서 다시 슬랩을 15m 오르면 직벽의 루트와 작은 소나무에서 만난다. 
6피치-작은 소나무에서 제1나이프 에지를 따라 30m 오른다.

 

7피치-직벽은 무명암리지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초보자들은 오른쪽으로 마치 북한산 만경대의 피아노바위를 지나듯 짧게 가면된다. 볼트가 3개 박힌 7m 직벽을 인공등반으로 오르면 쌍볼트 확보지점에 도착한다. 제2나이프 에지를 다시 10m 걷다가 8m를 맨틀링 두 번 하면 무명암 남벽 하강 피톤이 있는 곳이다.

 

8피치-8m 크랙을 오른 다음 9m의 제3나이프 에지를 지난다. 10m를 걸으면 잡목이 있는 오아시스다. 다시 15m를 걸어가면 뜀바위 구간으로 뜀바위는 폭이 약1.2m 가량이고 밑으로는 20m가 넘는다. 여기서 등반은 끝난다.


하강 피톤은 두 개인데 왼쪽은 약간 오버행 하강이고 오른쪽은 직벽이다. 하강은 10m 만하고 5m는 클라이밍 다운할 수 있으나 아래까지 안전하게 하강하는 것이 좋다.

 

필요장비 40m 로프 2동(티롤리안 브리지를 하지 않을 경우 로프 1동) 퀵드로 5개 프랜드 반세트 슬링 2개 줄사다리 3개 <사람과산 2006년 6월호 200호 별책부록>.

 

무명암 리지 정상부 직벽하강.

 



 

참고자료 
<사람과 산>
<한국암장순례 남부권>, 김용기, 조선일보사 2004 
<대륙산악회 50년사>, 대륙산악회 2008
<산울림>, 대륙산악회 회보 273호

 

* 저작권은 부산산악포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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